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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나 운동 설계에서 꼭 알아야 할 뼈운동형상학의 핵심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시상면, 돌림축, 자유도, 운동사슬을 실제 치료 사례와 함께 이해해 보세요.
“시상면이 뭐예요? 운동을 할 때 그걸 꼭 알아야 하나요?” 무릎 수술 후 처음 치료를 받으러 온 60대 환자분이 물으셨습니다.
치료사 입장에선 익숙한 용어였지만, 막상 환자에게 설명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현장에서는 ‘시상면’, ‘운동사슬’, ‘돌림축’ 같은 개념을 치료사나 트레이너뿐 아니라, 환자나 보호자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개념들이 단순한 해부학 용어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운동 처방과 관절 움직임 분석에서는 기본이 되는 언어입니다.이 글에서는 치료와 운동 설계에 꼭 필요한 뼈운동형상학의 핵심 개념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실제 사례를 통해, 관절이 움직이는 방식을 새롭게 바라보실 수 있을 거예요.뼈운동형상학이란?
뼈운동형상학은 신체의 해부학적 면(시상면, 이마면, 수평면)을 기준으로 뼈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인체의 각 관절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축을 중심으로,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모든 움직임은 관절과 뼈의 위치, 축, 방향을 따라 발생합니다. 위 그림은 인체의 기본 골격 구조를 보여줍니다. 운동면: 움직임을 이해하는 좌표
우리가 걷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그 움직임은 어느 방향으로 일어날까요? 치료사들은 이를 분석할 때 운동면이라는 기준을 사용합니다.
운동면은 인체를 가상의 선으로 나누어, 움직임의 방향과 구조를 해석하는 기준 좌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상면은 몸을 좌우로 나누는 면으로, 주로 앞뒤 움직임(예: 팔 굽히기, 다리 들기 등)이 일어납니다.
- 이마면(관상면)은 앞과 뒤를 나누며, 옆으로 벌리는 움직임(예: 팔 벌리기, 가쪽 굽힘 등)에 해당합니다.
- 수평면(가로면)은 위아래를 나누는 면으로, 회전 동작(예: 어깨 돌리기, 몸통 비틀기 등)이 이루어집니다.
임상에서는 이 운동면 개념이 치료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회전 동작에 어려움을 겪는 어깨 환자라면, 수평면을 기준으로 움직임을 해석하고 재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죠.
운동을 단순히 ‘움직인다’가 아니라, ‘어떤 면에서 움직였는가’로 바라보는 시각이 바로 운동학적 접근의 첫걸음입니다.각 운동면에서의 움직임
- 시상면: 굽힘(flexion), 폄(extension), 발등굽힘, 발바닥굽힘 등이 일어납니다.
- 이마면: 벌림(abduction), 모음(adduction), 가쪽굽힘, 자쪽·노쪽 치우침, 가쪽·안쪽 돌림 등.
- 수평면: 안쪽돌림(internal rotation), 가쪽돌림(external rotation), 축돌림(rotation)이 일어납니다.
돌림축: 움직임의 중심을 잡는 축
운동면이 움직임의 ‘방향’을 설명한다면, 돌림축은 그 움직임이 어디를 중심으로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축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문을 열 때 경첩이 중심축이 되듯, 관절의 움직임도 특정한 축을 기준으로 회전합니다.예를 들어, 어깨관절은 앞뒤로, 옆으로, 회전까지 가능한 관절인데요. 이 각각의 움직임은 모두 돌림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형태입니다.
시상면에서의 움직임은 좌우를 가로지르는 축, 이마면에서는 앞뒤 축, 수평면에서는 세로축을 기준으로 발생하죠.임상에서는 이 돌림축 개념이 운동 범위 제한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치료 중 관절 조작 방향을 결정할 때 핵심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깨를 바깥쪽으로 돌리는 동작(외회전)이 잘 안 되는 환자가 있다면, 어깨가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중심이 어디여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어깨는 기본적으로 세 방향으로 움직이는 축을 갖고 있는데, 외회전은 우리가 문고리를 돌리듯 몸통을 중심으로 바깥으로 돌리는 움직임이에요. 이때 어깨뼈와 위팔뼈가 자연스럽게 회전하는 중심축이 잘 맞아야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이 뭉쳐 있거나 관절이 틀어져 있다면, 돌려야 할 방향은 맞는데 회전 중심이 틀어져 있어서 동작이 뻣뻣하거나 아플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단순히 팔이 돌아가는가만 보는 게 아니라, 어디를 중심으로 어떻게 회전하는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움직임의 중심이 되는 축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돌림축의 핵심입니다.
자유도: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의 수
관절마다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 방향의 수를 자유도(degree of freedom)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가를 숫자로 표현한 개념입니다.예를 들어,
- 어깨관절은 위, 옆, 회전까지 모두 가능하니 자유도 3
- 손목관절은 앞뒤로 굽히고 좌우로 흔들 수 있으니 자유도 2
- 팔꿈치관절은 굽힘과 폄만 가능하니 자유도 1로 분류됩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숫자 놀음이 아니라, 재활치료나 운동 평가에서 매우 실용적인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깨의 외회전이 잘 안 되는 환자라면, 그 관절이 가진 세 가지 자유도 중 하나에 제한이 생긴 것이죠.
이걸 기준으로 운동 방향을 조정하면, 불필요한 통증 없이 점진적인 회복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또한 관절은 회전뿐 아니라, 미세한 밀림이나 미끄러짐(병진운동)도 함께 일어납니다.
이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관절의 자연스러운 유연성과 충격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요소예요.
치료사들은 이런 움직임을 관절놀이(joint play)라고 부르며, 움직임 평가 시 중요한 단서로 활용하기도 합니다.움직임을 보는 두 가지 관점: 어느 쪽이 고정돼 있나요?
환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때 치료사는 항상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어느 쪽이 고정돼 있고, 어느 쪽이 움직이는가?”
이 질문은 뼈운동형상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핵심적인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무릎을 굽히는 동작이라고 해도,-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흔들면 넙다리뼈가 고정되고 정강뼈가 움직이는 상황
- 반대로, 스쿼트를 할 때는 발이 바닥에 고정되므로 정강뼈가 고정되고 넙다리뼈가 움직이는 상황
같은 ‘무릎 굽힘’이라도, 어느 쪽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석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은 보행 분석, 훈련 설계, 도수 치료의 운동 방향 결정에도 직결되며, 운동사슬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움직임을 볼 때, 단순히 ‘움직였다’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였는가?를 구분하는 습관이 치료 성과를 높이는 핵심입니다.
운동사슬: 열렸는가, 닫혔는가?
팔이나 다리처럼 여러 관절이 연결되어 움직일 때, 이 전체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쓰는 개념이 바로 운동사슬(kinematic chain)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팔다리 끝이 고정돼 있는지, 아닌지입니다.
- 열린 운동사슬(Open Chain): 손이나 발이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
→ 예: 누워서 다리 들기, 다리 들어 무릎 굽혔다 펴기, 앉아서 다리 뻗기 - 닫힌 운동사슬(Closed Chain): 손이나 발이 바닥이나 물체에 고정된 상태
→ 예: 스쿼트, 런지, 팔 굽혀 펴기, 플랭크
치료사들은 관절의 안정성, 체중 부하, 협응 능력 등을 고려해 이 두 가지 운동사슬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무릎 수술 직후에는 열린 사슬 동작으로 고립된 관절을 천천히 움직이게 하고, 근력이 회복되면 닫힌 사슬 운동으로 체중 지지와 협응을 함께 훈련합니다.
고관절 통증 환자에게도, 처음에는 열린 사슬 운동으로 부담을 줄이고, 점차 닫힌 사슬 동작으로 일상 움직임과 유사한 패턴을 회복시킵니다.
다만, 스쿼트처럼 닫힌 사슬 동작도 상황에 따라 한쪽 다리는 닫힌 상태, 반대쪽은 열린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고정된 분절이 어디인지, 그리고 주된 움직임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운동사슬 개념은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 치료 목표와 환자 상태에 맞는 운동 선택의 기준이 되어줍니다.
관절을 ‘움직인다’보다 ‘이해한다’는 것
관절의 움직임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그 움직임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전신의 균형을 만들고 무너뜨리는지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반복되는 전신 통증, 움직임의 흐름부터 다시 봐야 할 때’에서 실제 예시와 함께 확인해 보세요.오늘 소개한 운동면, 돌림축, 자유도, 운동사슬은 단순한 해부학 용어가 아닙니다.
이 개념들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순간, 동작의 오류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운동 처방의 방향도 훨씬 명확해집니다.저도 처음에는 그저 머리로 외우기 바빴지만, 환자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분석하고 훈련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어디서, 어떤 축을 기준으로,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이는가라는 관점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특히 수술 직후부터 회복 단계까지, 운동사슬의 단계적 적용은 회복 속도와 통증 조절에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오늘 읽은 내용을 토대로, 당장 한 가지 동작이라도 관찰해 보세요.
예를 들어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 어떤 면에서 움직이고, 어떤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어느 관절이 더 많은 자유도를 발휘하는지 분석해 보는 거예요.그렇게 하나하나 관절의 언어를 읽어내다 보면, 운동이 그저 따라 하는 동작이 아니라 몸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과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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